작년 여름쯤 아이가 7살(junior kindergarten) 때 학교 스쿨버스 안에서 백인 남자아이 2명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캐나다 토론토는 유치원(Junior kindergarten, senior kindergarten )2년도 의무교육에 속하며 초등학교에서 같이 수업을 한다.
아이가 유치원생일 때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도 같은 스쿨 버스를 이용한다.
그 날 남편이 하교하는 아이를 데리러 나갔다가 아이와 집으로 들어왔는데 아이가 엉엉 울고 있었다.
왜 우냐고 이유를 묻자 스쿨버스 안에서 백인 남자아이 2명이 자기를 펀치 하고 침을 뱉었다는 것이었다.
그때의 심정은 당장이라도 뛰어가 그 나쁜 놈들을 패주고 싶었다.
내 아이가 캐나다에서 불링을 당하다니!!
어떻게 캐나다에서??!!
일단 진정을 하고 커뮤니티 노트에 오늘 있었던 일을 써서 그다음 날 담임 선생님께 보냈다.
(캐나다에서는 선생님의 연락처를 알 수 없다. 그리고 전달 사항이 있으면 학교로 전화하면 담당하는 사무직원분에게 얘기를 하거나자동 응답기에 메로를 남기거나 커뮤니티 노트에 글을 써서 선생님과 전달 사항을 주고받는다.)
그날 오후에 스쿨버스에서 하교하는 아이를 데리러 갔었다. 아이는 어느 때 보다 표정이 밝아 있었고 기분이 무척 좋아 보였다.
"엄마, 오늘 그 친구 2명이 나에게 사과했어. 그래서 기분이 좋았어"라며 상기된 목소리로 얘기했다.
나는 얼른 아이 가방에 있는 커뮤니티 노트를 꺼내 보았다. 선생님께서는 오늘 나의 아들을 괴롭힌 아이 2명을
교장실로 불러 교장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훈계를 하시고 나의 아들을 불러서 사과를 받도록 조치를 취해 주었다.
그리고 그 아이들 담임 선생님은 물론 부모님들에게까지 이 사실을 알리고 주의를 주도록 했다.
그리고 아이들을 계속 모니터링하겠다고 적혀있었다.
아이는 사과를 받고 더 이상 그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았다.
캐나다는 불링(집단 괴롭힘), 따돌림 , 인종차별에 대해 굉장히 엄격하다고 들었다.
캐나다에 오기 전 온라인 카페에서 읽었던 캐나다 수기에서 아이가 괴롭힘을 당했을 때 학교에서 아주 적극적으로 대처를해준다고 들었다.
그리고 부모가 안심을 할 수 있게 모니터링을 오랫동안 해주고 그것에 동반되어 필요하다면 심리치료도 같이 해주었다.
이번 일로 캐나다에서 아이들을 얼마나 안전하게 보호하고 지키려고 하는지 알게 되었다.
캐나다에서 생활하다 보면 곳곳에서 자주 이런 일들을 겪게 된다.
한국에서 캐나다로 온 지 며칠 되지 않아 고속도로 진입 전 경찰이우리 차를 세우길래 음주단속인가? 과속단속인가?했더니 뒷좌석에 카시트에 앉아 있는 우리 아이를 보더니 엄지척을 해주고 보내주었다.
차에 카시트가 없어도 벌금을 1,000불을 내야 하고 아이가 부모에게 맞았다는 얘기만 해도 부모와 아이는 바로 분리가 된다.
그리고 스쿨버스가 정차해서 아이가 버스에 타거나 내릴 때 스쿨버스 앞, 옆, 뒤에 있는 차들은 모두 정차를 해서 기다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벌금에 벌점이다.
산모가 병원에서 아이를 낳고 퇴원할 때 카시트가 없으면 퇴원시켜 주지 않는다.
지인에게 얼마 전에 들은 얘기로는 캐나다에 한 학교에서 한국 아이 3명이 백인아이 1명을 왕따?를 시켰다는 이유로
아이들 3명은 각각 다른 학교로 전학을 시켰다.
(백인 아이 1명을 두고 한국 아이 3명이서 한국말을 썼다는 이유??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캐나다에서는 이런 왕따나 괴롭힘 인종차별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사건이 발생했을 때 아주 적극적으로 상황을 대처한다.
한국이었으면 어땠을까?
만약 나도 캐나다에서 살지 않았다면 보호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알면 알수록 캐나다 사회로 발을 들여놓을수록 비교하고 싶지는 않지만 한국과 비교가 된다.
외국에 나와 살아보니 애국자가 된다고 한국도 사람들이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살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캐나다에 살게 된 지 3년이 되었다. 불편한 점도 언어적인 한계를 느낄 때도 고향이 그리울 때도 있지만 나의 아이가 이런 안전하고 의식이 높은 나라에서 건강하게 그리고 안전하게 자랐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힘든 타향살이의 불편함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